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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갈라쇼에서도 '인기만점'

'피겨퀸' 김연아(19)가 다시 한 번 우아한 빙판연기를 선보여 전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다. 김연아는 27일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엄에서 밴쿠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금메달리스트로 다른 피겨 종목 수상자들과 함께 갈라쇼에 출연 팬들을 감동 속으로 이끌었다. 쇼트프로그램과 피겨스케이팅 때와 달리 연한 회색빛 드레스로 바꿔 입은 김연아는 프랑스 작곡가 주리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올림픽 경기 때와 달리 한층 여유가 넘쳤고 관객을 향해서는 더욱 부드러운 미소를 던지며 음악과 하나가 돼 빙판을 수놓았다. 트리플 러츠 점프를 시도하다가 타이밍이 맞지 않아 자연스럽게 1회전만 살짝 돌고 내려온 김연아는 더블 악셀에 이어 카멜스핀과 유나 스핀 업라이트 스핀까지 혼합한 콤비네이션 스핀을 이어갔고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이 가장 신경 썼다는 '장거리' 이너바우어(허리를 뒤로 깊숙이 숙인 채 활주하는 기술)로 큰 환호를 이끌어 냈다. 트리플 살코까지 안정하게 뛴 김연아는 나머지 연기를 마치고 양손을 관중석으로 뻗으며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도는 자세로 3분의 갈라쇼 연기를 끝냈다. 김연아는 자신의 연기를 마치고 나서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나 "오히려 경기 때보다 더 긴장해서 점프 실수가 있었다"라며 "올림픽 갈라쇼 프로그램인 만큼 그동안 도움을 줬던 모든 분께 감사를 전하는 의미를 담았다. 갈라쇼 프로그램도 연습이 많이 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김연아에 밀려 은메달에 그친 일본의 아사다 마오는 니콜로 파가니니의 작품 '카프리스'에 맞춰 연기를 선보였다. 검은색과 핑크색이 조화를 이룬 깜찍하고도 섹시한 의상에 붉은 꽃장식으로 머리를 장식하고 분홍빛 부채를 든 마오는 열정적인 연기로 관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김문호 기자

2010-02-28

김연아, 올림픽 한 번 더? 프로전향?

밴쿠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연아가 향후 진로를 두고 갈림길에 섰다. 4년 후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선수로 뛸지 아니면 프로로 전향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동안 김연아는 자신의 미래에 대해 말을 아껴 왔다. 올림픽 직전 은퇴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는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한 바 있다. 피겨 여왕은 어떤 길을 걷게 될까. ◆ 올림픽 2연패 도전= 아마추어에서 모든 것을 이룬 김연아지만 남아 있는 것이 있다. 바로 올림픽 2연패다. 전성기가 짧은 여자 선수들의 특성상 겨울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에서 2연패를 한 선수는 매우 적다. 소냐 헤니(노르웨이)가 1928년 생모리츠 1932년 레이크플래시드 1936년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대회를 3연패했지만 까마득한 옛날 얘기다. 헤니 외에는 '피겨 전설' 카트리나 비트(독일)가 1984년 사라예보와 1988년 캘거리 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했다. 김연아가 올림픽 2연패에 성공한다면 '여왕 중의 여왕'으로 남을 수 있다. 현재의 기량을 유지하기만 해도 김연아의 2연패 가능성은 넘친다. ◆ 프로 전향 가능성도= 김연아는 소치 올림픽이 열리는 2014년에 만 24세가 된다. 피겨스케이팅 여자 선수들의 전성기가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며 적지 않은 나이다. 이런 까닭에 김연아의 프로 전향 가능성을 크게 보기도 한다. 프로로 전향할 경우 국제대회 대신 아이스쇼 등에서 활동한다. 김연아는 "은퇴를 한다면 이후 아이스쇼를 하며 세계를 돌고 싶다"고 밝힌 적도 있다. 드문 경우지만 일단 프로행을 선택한 뒤 다시 올림픽에 도전할 수도 있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땄던 예브게니 플루셴코(28.러시아)가 그런 경우다. 그는 토리노 대회 뒤 은퇴를 선언했다가 복귀해 이번 대회 남자 싱글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 3월 토리노 세계선수권은 출전= 김연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올림픽은 은퇴무대가 아니다. 그는 다음 달 23일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참가가 확정됐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김연아는 100주년을 맞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향후 거취는 대회가 끝난 뒤에나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김효경 기자

2010-02-26

'제 2의 김연아' 곽민정 "4년 뒤엔 나도 언니처럼"

김연아가 우승하던 날 '제2의 김연아'는 새로운 전설의 서문을 쓰고 있었다. 밴쿠버올림픽 한국 대표팀의 최연소 선수이자 피겨스케이팅 최연소 참가자인 곽민정(16.군포수리고.사진)이 두 번째 출전한 성인 무대에서 자신의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예비 피겨 퀸'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곽민정은 25일 열린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02.37점(기술점수 53.57점+예술점수 48.80)을 기록했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53.16점을 받아 16위로 피겨스케이팅 출전 자격을 따내더니 합계 155.53점으로 최종 순위를 13위까지 끌어올렸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자신의 종전 최고 점수(101.03점)를 1.34점 높이며 합계 기록도 0.82점 경신(종전 154.71점)했다. 4년 후 러시아 소치올림픽에서 김연아의 뒤를 이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했다. 출전 선수 24명 중 12번째로 나선 곽민정은 배경 음악 '레미제라블'에 맞춰 경쾌하면서도 안정감 있는 몸놀림을 펼쳐 보였다. 연기 초반 트리플 플립의 착지가 조금 흔들렸고 콤비네이션 점프를 제대로 뛰지 못했지만 후반부 점프는 실수 없이 깔끔하게 처리했다. 곽민정은 경기 후 자신의 점수를 확인하고는 메달리스트보다 더 밝고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기뻐했다. 그는 "(점수를 보고) 찡했다. 큰 대회에 나와 경험만 한다는 생각이었는데 좋은 결과를 얻어 너무나 기쁘다"며 "2014년 소치올림픽에 또 나가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김동환 기자

2010-02-26

'Yuna kids'를 꿈꾼다…"우리 딸도 피겨시킬래"

"내 딸도 할 수 있다."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정상에 우뚝 솟은 김연아의 금메달 소식이 한인 부모들을 '금빛 유혹'에 빠뜨리고 있다. 김연아의 고난도 점프.회전 우아한 자태를 지켜본 많은 한인 부모들이 '우리 딸도 피겨를 시켜보자'며 잔뜩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연아 키즈' '포스트 김연아'를 한번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한인 부모들은 이번 김연아 경기를 보고 피겨스케이팅이 동계올림픽의 꽃이라 것을 재차 실감했고 전세계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기 스포츠라는데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 천문학적인 예상 수입에 대한 기대도 부모들을 자극한다. 실제로 김연아가 피겨스케이팅의 선구자로 길을 뚫은 상황에서 제 2 제 3의 연아가 출현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LPGA 박세리의 그린 점령을 지켜본 '세리 키즈'들이 목표를 뚜렷이 정하고 노력해 현재 LPGA를 장악하듯 빙판에서 '코리안 걸 시대'가 열릴 개연성은 충분하다. 특히 피겨 전문가들은 동양인들의 신체적 특징이 피겨스케이팅과 잘 맞는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안도 미키를 지도한 니콜라이 모로조프 코치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양인들은 몸의) 중심이 낮아서 점프를 뛰기 쉽다"며 "착지에 필요한 감각도 뛰어나다"라고 말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피겨 전문가들은 동양인 특유의 근면.성실함과 부모의 적극적인 열성이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 "동양인은 부모든 자식이든 모두 열심히 한다"며 "어떤 연습을 하더라도 따라온다"고 말한다. 10년 넘게 패서디나 아이스링크 센터 매니저로 일해온 리처드 와이즈는 "어느 순간 연습에 매달리는 아이들의 대부분은 동양인"이라고 말했다. 텍사스 주에 위치한 아이스 스케이팅 인스티튜트 피터 마텔 역시 "동양인 피겨 열풍은 남가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며 "미국내 동양인이 계속 늘어나는 만큼 더많은 동양인 선수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연아 어머니 박미희(51)씨는 화가의 꿈까지 포기하며 철저히 딸을 위한 삶을 살았고 형편이 어려울 땐 대출까지 받아 딸을 전폭 지원하는 등 지난 13년간 김연아의 곁에서 지극 정성을 과시 오늘의 김연아를 만드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윤미희(40.라카냐다)씨는 "연아만큼 된다면 솔직히 모든 것을 감수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6살 딸을 둔 조혜민(38.LA)씨는 "꼭 세계적인 선수가 안 되더라도 몸매를 만들고 음악 및 예술적 소양을 키우기 위해 피겨를 가르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진주(35.부에나파크)씨는 "딸 아이가 팔로스버디스에서 1주일에 한번 피겨스케이팅을 배우는데 참 재미있어 한다"며 "기회만 된다면 우리 딸을 꼭 연아와 같은 훌륭한 선수로 키워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부모들의 '꿈'을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해 오히려 아이들의 잠재력을 억누르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유정미(37.발렌시아)씨는 "게임은 게임으로 그쳐야지 부모가 흥분해 즉흥적으로 아이들에게 피겨를 강요하는 것은 부모와 자식 관계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상우 기자

2010-02-26

[여기는 밴쿠버] MB "김연아 뛰는거 봐요, 예술이에요"

○… "김연아 예술이에요." 이명박 대통령이 김연아를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이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관저에서 김연아 경기를 TV로 시청한 뒤 열린 생활공감정책 주부모니터단 발족식에서 참석자들과 김연아를 주제로 환담을 했다. 이 대통령은 김연아 얘기가 나오자 "나는 불안해 못 보겠더라. 내가 혹시 보고 있다가 (금메달이) 안 되면 안 되잖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연단에 올라서도 "빠르기도 하고 기술도 좋더라. 김연아 뛰는 거 봐요. 예술이에요"라고 극찬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경쟁 국가 선수단도 물론 잘하기는 하는데 우리 선수는 (스케이팅 수준을 넘어) 발레다 발레. 손을 봐요"라고 말하며 직접 김 선수의 손동작을 흉내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도 김연아에 대해 "연기가 너무 아름다웠다(magnificent)"고 극찬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국무부에서 방미중인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을 마친 뒤 가진 "유 장관이 (김연아 선수의) 아름다운 금메달 연기를 한 다음날 방문해 주어서 각별히 환영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김연아 선수의 메달획득이) 한 명의 젊은 여성이 너무 훌륭하게 해낸 것이기는 하지만 (한국에서는) 온 나라가 축하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그녀는 참으로 각별하다(extraordinary)"고 재차 칭찬을 아까지 않았다. ○… 김연아는 음악 선정과 해석에서도 금메달 감이었다. AP통신은 "김연아는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에 생명을 불어넣었다"고 표현했다. 조지 거슈윈(1898~1937)의 피아노 협주곡 F장조(1925)는 그의 대표곡인 '랩소디 인 블루' '아이 갓 리듬' 등에 가려 큰 인기를 끌지 못했던 작품. 하지만 김연아는 날렵한 동작과 빼어난 표현력으로 피겨 음악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다른 선수들이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하이라이트와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등 익숙한 클래식 음악을 고를 때 김연아는 참신한 작품을 들고 은빛 링크를 장악했다. ○… 마침내 진정한 '피겨 여왕'으로 등극한 김연아와 패배의 분루를 삼킨 일본의 아사다 마오의 상반된 모습처럼 이들 선수의 후원 업체들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김연아는 현재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아사다 마오는 현재 메인스폰서로는 일본 롯데와 올림푸스 등을 두고 있지만 태어나고 자란 곳은 일본 도요타자동차 본사가 있는 아이치현 도요타시다. 이 곳은 도요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일본 피겨의 본산'으로 자리 잡은 지역이기도 하다.

2010-02-26

[여기는 밴쿠버] "연아 첫 만남땐 바위 속 보석"

"처음 만났을 때부터 김연아는 바위 속의 다이아몬드였다. 나는 바위를 부수고 다이아몬드를 찾아냈을 뿐이다." 김연아(20)의 올림픽 도전에 버팀목이 돼준 건 브라이언 오서(49.캐나다) 코치였다. 둘을 이어준 가교는 재미있게도 '트리플 악셀' 점프.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일본)가 장기로 내세우는 바로 그 점프다. 김연아는 주니어 챔피언 시절이던 지난 2006년 5월 캐나다 토론토 크리켓 스케이팅 앤드 컬링 클럽에서 오서 코치를 처음 만났다. 당시 오서 코치는 프로 선수로 활동하며 막 지도자를 겸업하려던 참이었다. 김연아는 데이비드 윌슨 코치로부터 새 안무를 받기 위해 토론토를 찾았는데 그곳에서 운명적으로 오서 코치와 마주쳤다. 이후 김연아의 어머니 박미희씨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오서 코치에게 3주간 점프를 가르쳐 줄 것을 부탁했다. 김연아의 아버지 김현석씨는 "연아가 오서 코치를 찾아간 건 트리플 악셀 때문이었다"고 귀띔했다. 트리플 5종 점프를 완성한 김연아에게 남은 고지는 악셀 점프. 앞으로 뛰어올라 3.5회전을 해야 하는 고난도 기술이라 배우기 쉽지 않은 기술이다. 세계에서 두 번째 주니어로는 첫 번째로 트리플 악셀에 성공하면서 '미스터 트리플 악셀'이라는 별명을 얻은 오서 코치라면 김연아에게 악셀을 전수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김연아는 오서 코치의 트리플 악셀을 끝내 전수받지 못했다. 17~18세 때 허리 부상 탓에 배워야 할 시기를 놓쳤다. 대신 김연아는 오서 코치의 도움으로 트리플 악셀을 이겨낼 수 있는 정확하고 아름다운 점프를 완성했다.

2010-02-26

“피겨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연기”…NYT 등 외신들 극찬

"피겨스케이팅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연기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 김연아의 연기에 대해 AP통신은 이렇게 논평했다. ‘피겨퀸’ 김연아가 25일 2010 밴쿠버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세계신기록(228.56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하자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긴급기사를 송고하며 김연아의 완벽한 연기에 찬사를 쏟아냈다. 뉴욕타임스는 “아사다는 운이 없는 스케이터였다”며 “김연아는 스스로를 아무도 넘보지 못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이어 “김연아의 연기는 에지 사용, 스핀 등 스케이팅 기술부터 표현력까지 완벽 그 자체였다”면서 “그녀의 점프는 풀스피드로 뛰어올랐지만 착지는 마치 베개에 닿는 것처럼 부드러웠다”고 보도했다. 스포츠 전문 케이블TV ESPN은 “김연가가 기록을 산산조각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무결점’ 김연아가 그녀의 이름값을 지키며 금메달을 따냈다면서 “세계챔피언은 연기가 끝나고 눈물을 훔쳤다”고 썼다. AFP는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연기가 마법적인 매력으로 관중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한 뒤 “내게 이런 날이 왔다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는 김연아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최은무 기자 [email protected]

2010-02-26

연아 울 때 한인들도 함께 울었다…올림픽 금메달에 감동·흥분

“오, 예~” “뷰티풀” 25일 맨해튼 ‘토닉바’에서 김연아를 단체 응원한 40여명의 한인커뮤니티재단(KACF) 회원들은 김연아의 점수가 나오자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KACF 이진(32·직장인) 회원은 “멀리서나마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기 위해 모였다”며 “우승의 감동을 친구들과 함께 느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한국인 엄마를 둔 에밀리 키더(27·대학원생)씨는 “어린시절 일본에서 보낸 적이 있어 아사다와 김연아간의 라이벌 경기를 유심히 지켜봤는데, 오늘 보니 김연아 선수가 월등한 것 같다” 며 “누구보다 자랑스러웠다” 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친구와 함께 경기를 지켜본 디자이너 에릭 웨그너(26)씨는 “경기 전까지 김연아가 누군지 몰랐지만 그의 환상적인 연기를 보고 팬이 됐다”며 “한인들의 고국에 대한 자긍심이 남달라 보인다”고 말했다.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경기를 봤다는 뉴저지 김재현씨는 “라이벌 아사다 마오 등 타민족계 선수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딴 김연아 선수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아들과 함께 경기를 지켜본 롱아일랜드 박모씨(45·주부)는 “연아가 경기를 마치고 눈물을 흘릴 때 저절로 눈물이 났다” 며 “아이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줄수 있어서 좋았다” 고 말했다. 김연아 신드롬과 함께 피겨스케이팅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인 2세 브라이언 정씨는 “평소 관심이 없었지만 김연아 선수를 응원하다 피겨스케이팅의 매력에 빠졌다”며 “피겨스케이팅 심사 기준과 라이벌 선수들의 프로필 등을 검색하며 관련 지식을 쌓았다”고 밝혔다. 정승훈·양영웅 기자 [email protected]

2010-02-26

연아 금메달에 한인사회 들썩

피겨의 여왕 김연아의 환상적인 연기는 대회가 끝난 이튿날인 26일에도 워싱턴 한인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일부 한인 마켓에서는 예고한데로 초코 과자 1상자를 무료로 배포하는 이벤트를 벌였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서로에게 건네는 인사말은 단연 김연아의 경기 내용이었다. 김연아의 완벽한 연기는 한인뿐 아니라 미국인들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김연아 금메달에 롯데가 ‘한턱’〓 동서양 마켓 롯데플라자(대표 이승길)는 이번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들의 필승을 기원하며 특별한 행사를 마련했다.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면 O사의 초코파이 한박스를 무료로 증정하는 깜짝 이벤트였다. 롯데는 지난 19일자 중앙일보에 게재된 광고 지면에 ‘김연아 선수가 금메달을 따면 롯데가 쏜다’는 내용을 실었다. 함께 게재된 선물교환권을 지참하면 오는 28일까지 롯데 매장에서 초코파이 한상자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행사 첫날인 26일엔 롯데 페어팩스점 한 곳에서만 서너시간만에 30여명이 선물을 받아갈 만큼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매장을 찾은 한인들은 김연아 선수의 금메달 획득에 기쁘고, 무료 선물을 받아 두배로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낮 장을 보러 나온 유경희(페어팩스 ‘서브 스탑’ 운영)씨는 “오전 중 가게에 온 미국인 손님들이 김연아 선수 칭찬을 많이 해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다”며 “이번 동계올림픽은 스피드 스케이팅이나 피겨, 쇼트트랙 등 한국 선수들의 선전으로 감동과 힘을 준 대회”라고 말했다. 페어팩스점 임형석 지점장은 “같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세계 정상에 우뚝선 김연아 선수의 활약을 함께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라며 “힘든 이민 생활이지만 잠시나마 동포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행사는 메릴랜드 엘리컷시티, 실버스프링, 저먼타운, 버지니아 페어팩스, 섄틸리점 등 5개 매장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동포 자긍심 고취에 한몫〓 고국의 선수가 대활약을 보일 때 이민자들의 자긍심은 고취된다. 페어팩스의 거주하는 전명혜씨는 “김연아가 금메달을 획득한 후 외국 친구들에게서 수많은 전화와 문자가 잇달았다”며 “모두들 김연아 선수의 연기가 세계를 석권할 만한 수준이었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씨는 또 “외국 친구들이 김연아 선수를 극찬하고 좋아하는 것을 보니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하다”며 “김연아의 연기는 스피드와 스킬, 안무가 어우러져 예술적 아름다움이 묻어나 단순 스포츠의 수준을 넘어서는 것 같다”고 극찬했다. ◇자녀 운동 입문 바람 예고〓 이번 밴쿠버 열기는 또 자녀들에게 운동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버지니아 스태포드 지역에 거주하는 주부 초년병 노정미(29)씨는 “TV로 김연아 선수의 피겨 경기를 보고 매우 진한 감동을 받았다”며 “아직 자녀는 없지만 나중에 운동 한가지는 꼭 배우도록 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씨는 특히 자녀가 운동에 소질을 보일 경우 김연아와 같이 선수의 길을 가는데 적극 뒷바라지 하고 싶다는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한인 이민자 인터넷 커뮤니티인 워킹유에스나 미시유에스에이 등에도 김연아의 감동 연기의 여운을 나누려는 게시물들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자녀를 둔 부모들은 “어떻게 하면 딸아이에게 피겨스케이팅을 시킬 수 있느냐?”, “아들밖에 없는 게 이토록 서운한 적이 없다”는 등의 내용이 심심찮게 올라올 정도다. ◇외국인도 ‘Yu-Na’ 사랑〓 외국인들도 ‘여왕 김연아’의 매력에 푹 빠졌다. 워싱턴DC에 거주하는 존 폴머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경기 중에서도 김연아의 피겨 경기를 손꼽아 기다렸다”며 “김연아의 연기는 말도 안되게 완벽했다. 정말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극찬했다. 그는 또 “김연아는 외모도 피겨 실력 못지 않게 출중하다”며 “개인적으로 현 여자 피겨 선수 중 가장 예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폴머는 “올림픽은 4년마다 열리기 때문에 타이밍이 매우 중요한 것 같다. 선수 개개인 마다 자신의 선수생활 중 최상 컨디션인 시기가 있기 때문이다”라며 “김연아는 지금 매우 완벽한 시기에 올림픽에 출전했고 기대에 부흥하는 완벽한 연기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지속적인 성원 필요〓 일부 한인들은 “경기를 보고 너무 통쾌하고 좋았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김연아가 세계무대에 오랫동안 우뚝 서기 위해서는 한국민과 해외 동포들의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성원이 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버지니아 지역에서 한인교회를 맡고 있는 노규호 목사는 “정상에 올라간 선수가 그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도록 지속적인 성원이 있어야 한다”며 “한국인들은 잘됐을 때는 좋아하다가도 조금만 못하면 크게 실망하고 나무라는 경향이 있는데 이같은 근성은 고쳐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일교·유승림·김기우 기자

2010-02-26

김연아 인터뷰 "너무 기쁘고…정말 믿어지지 않아요"

밴쿠버올림픽의 하이라이트인 여자 피겨 스케이팅에서 세계신기록(228.56점)을 세우고 당당히 금메달을 따낸 '피겨퀸' 김연아가 "정말 믿어지지 않는 일"이라며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 김연아는 25일 우승 직후 "아직도 우승이 믿어지지 않는다. 준비했던 걸 다 보여드려 기쁘고 내게도 이런 날이 왔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면서 감격스러워했다. 프리스케이팅 연기가 끝난 뒤 눈물을 훔친 이유에 대해 김연아는 "많은 선수들이 경기 후 흘리는 눈물을 보면서 어떤 느낌일까 생각했다. 난 오늘 경기가 끝나고 처음으로 울었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다. 너무 기뻤고 모든 게 끝났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항상 옆에서 자신을 돌봐온 어머니 박미희(51)씨와 한국에서 날아온 아버지 김현석(53)씨가 객석이 아닌 복도에서 경기를 관전했다고 하자 김연아는 "올림픽이라는 꿈을 향해 달려왔다. 그동안 아빠가 한국에서 경기를 지켜보셨는데 오늘 직접 관전하신 자리에서 좋은 일을 해내 기쁘다. 부모님께 너무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어느 때보다 부담감이 많지 않았느냐는 물음에는 "솔직히 어느 때보다 부담이 없었다. 올림픽이라 마음을 비웠다. 나 스스로 잘 헤쳐갔고 무엇보다 연습과 훈련이 완벽하게 잘 이뤄져 금메달을 따낼 수 있었다"며 브라이언 오서 코치를 비롯한 자신의 전담팀에 금메달의 공을 돌렸다. 경기가 끝난 뒤 퍼시픽 콜리시엄에서는 한국 아이돌그룹 원더걸스의 '노바디'가 흘러나와 김연아와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눈 한인팬들을 축하했다. 한편 김연아는 27일 오후 4시30분 갈라쇼를 통해 다시 한 번 환상의 연기를 펼친다.

2010-02-25

[밴쿠버 올림픽] 트리플 악셀은 좋았지만…'불쌍한 아사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전부 했는데 분하다. 트리플 악셀은 좋았는데…." 밴쿠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경기가 끝난 25일. 프리스케이팅 연기에서 몇 차례 실수를 한 끝에 2위에 그친 일본의 아사다 마오는 경기 직후 NHK 등 일본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내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역대 최고 점수를 올린 김연아에 바로 이어 링크에 나선다는 중압감에 시달린 끝에 계획했던 점프를 하지 못하는 등 실수를 한 아사다는 경기 직후부터 울음을 억지로 참느라 표정이 일그러졌다. TV를 통해 일본 전역에서 경기를 시청하던 일본인들도 몇 번이고 장탄식을 내뱉었다. 첫번째는 한국의 김연아가 얻은 점수가 TV 화면에 표시된 순간. 설마하는 심정으로 TV 화면을 통해 점수를 지켜보던 일본 국민들은 김연아의 228.50 신기록 점수를 보자 "다메다(틀렸다)"라는 탄식을 내뱉었다. 일본 언론도 김연아의 압도적인 실력과 강심장을 인정했다. NHK방송은 "김연아는 완벽한 연기를 보여줬다"면서 "쇼크프로그램에 이어 프리에서도 자신의 세계 최고 기록을 15점 이상 갈아치우는 압도적인 연기를 펼쳤다"고 평가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아사다가 쇼트프로그램에서 여자 사상 최초로 트리플 악셀(3회전반)을 성공시켰고 프리에서도 2차례 성공시켰으나 3회전 점프에서 실수를 하면서 금메달을 김연아에게 넘겨줬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원용석 기자

2010-02-25

주요 외신들 김연아 '금' 전세계 긴급타전 "피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연기"

"피겨스케이팅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연기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AP통신) 김연아가 25일 밴쿠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역대 최고점(228.56점)으로 금메달을 획득하자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긴급기사를 송고하며 김연아의 완벽한 연기에 최상의 찬사를 쏟아냈다. AFP통신은 '김연아 여자 피겨 타이틀 획득'이라는 한 줄짜리 기사를 먼저 내보냈고 AP 블룸버그 신화통신의 플래시(긴급) 뉴스가 잇달아 올라왔다. 금메달 소식을 먼저 알린 이후에는 김연아의 완벽 연기에 대한 찬사가 줄을 이었다. AFP통신은 '무결점' 김연아가 그녀의 이름값을 지키며 금메달을 따냈다면서 "세계챔피언은 연기가 끝나고 눈물을 훔쳤다"고 썼다. AFP는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연기가 '주문을 거는' 매력으로 관중을 사로잡았다고 보도한 뒤 "내게 이런 날이 왔다는 게 실감 나지 않는다"는 김연아의 플래시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AP는 김연아가 자신의 기록을 18점 이상 넘어서며 역대 최고점 금메달을 따냈다고 제목을 고쳐 내보낸 다음 "김연아의 연기는 피겨스케이팅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연기 중 하나로 전해질 것"이라고 극찬했다. 이 통신은 이어 "김연아의 연기는 에지 사용 스핀 등 스케이팅 기술부터 표현력까지 완벽 그 자체였다"면서 "그녀의 점프는 풀스피드로 뛰어올랐지만 착지는 마치 베개에 닿는 것처럼 부드러웠다"고 썼다. AP는 연기가 끝났을 때 모든 압박감이 그녀에게서 떨어져 나가는 것이 느껴졌다며 김연아가 연기 직후 입을 막고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AP는 은메달리스트 아사다 마오의 연기에 대해 "마오에게는 불공평했다. 도저히 더 잘할 수 없었고 근접하기조차 어려웠다"면서 김연아와 아사다는 "경쟁 자체가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NBC는 '여왕 김연아의 시대가 열렸다'라는 제목으로 피겨스케이팅 결과를 속보로 전했다. NBC는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에서 놀라운 실력을 발휘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완벽함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며 뛰어난 연기에 찬사를 보냈다.

2010-02-25

김연아 금 따던 날, 금빛 눈물…온 국민도 울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물이었다." 연아도 울고 온 국민도 울었다. 김연아의 눈물이 대한민국과 세계를 울렸다. 김연아는 완벽한 퍼포먼스를 끝내자 평소와 달리 눈물을 쏟았다. 당찬 성격에 환한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인 '강심장' 김연아는 좀처럼 눈물을 흘리는 일이 없다. 지난 해 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한 후 태극기가 올라가자 입술을 깨물며 눈물을 내비친 적은 있었다. 이날처럼 펑펑 운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올림픽 금을 확신했고 그동안의 피땀어린 노력이 스쳐간 것이다. 김연아가 울먹이자 TV 인터넷으로 이 모습을 지켜본 모든 국민들의 눈시울에도 뜨거운 눈물이 고였다. 김연아가 경기에 나서자 전세계는 그의 점프 하나하나 손짓 하나하나에 눈길을 떼지 않고 지켜봤다. 김연아가 첫번째 점프 과제인 트리플 러츠-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깔끔하게 성공시키며 클린 연기를 예고하자 가슴 졸이던 한인들은 우승을 예감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은 기립 박수를 보냈고 해설을 하던 TV 중계진들도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김연아에 이어 2위를 달리던 아사다 마오의 차례. 앞서 연기한 김연아가 세계신기록을 세운 것이 부담이 됐는지 아사다가 실수를 연발하자 한인들은 하나 둘 "금메달~"을 외치며 우승을 확신했다. 한국 네티즌들은 "정말 자랑스럽다. 눈물이 핑 돈다" "심리적으로 부담이 많았을 텐데 정말 대단하다"며 김연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 모교인 고려대학에서도 학생들이 식당 등에 설치된 TV를 보며 김연아의 연기를 지켜봤으며 기차역 등에서 김연아를 응원하던 일부 시민들도 금메달이 확정되자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LA한인타운 한 주점에서 중계를 지켜본 에스더 최(28.여)씨는 "전 국민의 기대가 오히려 부담스러웠을텐데 당당하게 이겨내고 금메달을 목에 건 연아가 정말 자랑스럽다"며 "마지막 피니시에서 연아가 울자 나도 따라서 울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김준섭(뉴욕)씨는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감격스러운 순간이다"라며 "금메달도 좋지만 연아가 부담을 떨쳐버리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했다는 사실에 더욱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신승우 기자 [email protected]

2010-02-25

[여기는 밴쿠버] 김연아는, 기세 막을 선수도…장벽도 없었다

7살이었던 1996년 처음 피겨 스케이팅을 시작한 김연아는 피겨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10년 만에 세계 정상급 선수로 성장해 국내뿐 아니라 세계를 놀라게 했다. 11살 때였던 2002년부터 2006년까지 전국 종합선수권대회를 5연패하며 일찌감치 국내 최고 선수로 이름을 알린 김연아는 2002년 4월 슬로베니아에서 열린 트리글라브트로피대회 노비스(13세 이하)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였다. 2003년 처음 국가대표로 선발된 김연아는 이후 2004~2005 시즌부터 국제빙상경기연맹 주니어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 본격적으로 국제무대에서 나래를 펼치기 시작했다. 일본의 동갑내기 아사다 마오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면서 김연아는 두 시즌 동안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와 세계선수권 등 8차례 굵직한 국제대회에 출전해 금메달 5개 은메달 3개를 따내는 놀라운 활약을 펼쳤다. 김연아는 나이 제한에 걸려 아쉽게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 나서지 못했다. 2006년 11월 캐나다에서 열린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김연아는 데뷔하자마자 쇼트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더니 이어 열린 그랑프리 시리즈 4차 대회에서는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김연아는 그해 12월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도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따냈다. 김연아는 2007년 3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쇼트프로그램에서 역대 최고점인 71.95점을 받았다. 이 시즌 김연아는 처음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여전히 아사다와의 라이벌 구도는 이어졌지만 이때부터 사실상 김연아는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며 국제무대에서 찬란한 기록을 세워나갔다. 그전까지도 국제 대회에서 한 번도 메달을 놓친 적 없던 김연아는 2009년엔 아예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사건을 냈다. 기세를 막을 선수도 장벽도 없었다.

2010-02-25

[여기는 밴쿠버] 경기장에 원더걸스 '노바디' 울려퍼져

○… '골든 걸'. 김연아가 금메달을 확정짓자 스포츠 잡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웹사이트 메인 화면을 김연아의 경기 장면으로 바꾸며 'Golden Girl'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SI는 김연아가 역대 여자 피겨 사상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스포츠 전문 채널 ESPN 역시 웹사이트 메인 화면에 김연아 사진을 실으며 피겨여왕을 알리는 'Queen Of The Ice'로 제목을 달았다. 주류 신문도 온라인판을 통해 김연아의 금메달 소식을 긴급 뉴스로 보도했다. LA타임스와 뉴욕타임스 온라인판 등도 경기 직후 김연아의 경기장면을 메인 화면에 올리며 비중있게 보도했다. ○… '푸른색 의상의 마법'. 동계올림픽 프리스케이팅에서 푸른색 의상을 입어야 우승한다는 '속설'이 김연아로 인해 '전설'이 됐다. 김연아는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조지 거슈윈의 '피아노협주곡 F장조' 음악에 맞춰 연기를 펼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동안 여자 피겨계에서는 '푸른색 의상'을 우승의 전조로 보는 속설이 있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의 타라 리핀스키(미국)를 비롯해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의 사라 휴즈(미국) 2006년 토리노 대회의 아라카와 시즈카(일본) 등 역대 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챔피언들은 푸른색 의상을 입었다. ○… 김연아의 우승이 확정된 직후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 원더걸스의 '노바디'가 울려퍼져 눈길을 끌었다. 김연아의 우승 축하곡으로 '노바디'가 장내를 메우자 한인 응원단은 노래를 따라부르며 원더걸스의 안무 동작을 흉내내기도 했다. 올림픽 주최 측은 사전에 출전 선수 국가의 히트곡을 선곡한 후 금메달리스트가 확정되면 해당 국가의 노래를 틀어주고 있다. ○… 김연아의 금메달을 확정지은 피겨 프리스케이팅의 인터넷 접속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포털 '다음'의 경우 최고 동시접속자수가 44만명을 기록해 한국 온라인 중계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또 전체 접속자수 역시 500만명에 달해 인터넷 스포츠 중계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나우콤의 아프리카TV도 최고 동시접속자수가 41만명에 달해 2006년 서비스 시작 이후 사상 최고 기록을 올렸다. 특히 동시접속자수는 일본 아사다 마오의 점수가 발표되고 금메달을 사실상 확정 짓는 순간 절정을 이뤘다.

2010-02-25

'금이다' 김연아 종합 228.56점 세계신기록

피겨 퀸 김연아가 '황금 눈물'을 쏟았다. 김연아는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동계올림픽의 꽃' 피겨스케이팅에서 환상의 퍼펙트 연기로 금메달을 안았다. 김연아는 25일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열린 2010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요소(TES) 78.30점과 프로그램구성요소(PCS) 71.76점으로 합계 150.06점을 받았다. 이로써 23일 쇼트프로그램에서도 78.50점의 역대 최고 점수를 얻은 김연아는 최종합계 228.56점으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면서 한국 피겨 역사상 첫번째 금메달의 꿈을 이뤘다. 금메달이 없는 일본의 '마지막 희망' 아사다 마오는 점프 실수가 이어지면서 131.72점에 그쳐 최종합계 205.50점으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아사다는 자신의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지만 앞서 경기를 치른 김연아에 무려 23.06점이나 크게 뒤지면서 완패했다. 동메달은 202.64점의 조애니 로세트(캐나다)에게 돌아갔다. 김연아의 금메달로 한국은 역대 최고 성적을 돌파했다. 한국은 25일 현재 금6 은4 동1개를 따내 지난 토리노 대회 기록(금6 은3 동1개)을 뛰어 넘어섰다. 뿐만이 아니다. 김연아의 활약으로 한국은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 빙상 전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는 위업을 달성했다. 이는 한국 빙상 역사 100년만에 이룬 경사로 세계에서 세 번째이자 아시아 최초다.김연아는 개인적으로도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김연아는 이번 올림픽 금메달로 여자 피겨 싱글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명실상부한 '피겨 여왕'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그랜드슬램은 세계선수권대회 4대륙 선수권 그랑프리 대회 올림픽 석권을 말한다. 서우석 기자

2010-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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